글
새벽마다 한시간쯤 목탁소리가 들립니다
깊은 잠을 못자는 내겐 알람시계 같은 소리입니다
집뒤편에 절이 있으니 소리가 크지 않아도 매우 청량하게 들립니다
스님은 매우 부지런 하십니다
가끔 녹음기를 틀어놓은것 아닐까 의심해 보지만 그럴리 없지요
평범한 절에서 나는 목탁 소리와는 다름니다
빠르게 칠때는 힘이 있습니다
놀라운건 동일하게 반복되는 박자를 한번도 틀리지 않고 한시간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느려지지도 않고 빨라지지도 않고 두드림의 세기조차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경험과 노력이 필요한 일임에도 일정 경지를 넘지 않고서는 못할 일입니다
고수다
유명절에서도 이런 고수는 드물텐데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작은 절임에도 불구하고 초고수를 만 난듯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박자를 변형해서 전혀 다른 리듬감으로 치는날도 많습니다
어느날은 치는 중간에 바꾸기도 하지만 어찌해도 너무나 정확한 속도와 리듬은 잃지 않습니다
마치 누군가 들어주길 바라는 목탁이 아니라 스님 자신의 정진을 위한것 같습니다
몰래 엿듯는 나는 불교인도 아니면서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지지고 볶는 세상 시름을 잊고 사는 스님과 세상 찌든 나는 같은 공간 다른 세계에 사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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